智異山 戀歌

지리산, 중봉의 가을은 끝났다

청산전치옥 2014. 10. 4. 21:51

지리산, 중봉의 가을은 끝났다

 

 

 

 

 

-일시: 2014 930~ 10 1

-흔적: 윗새재~치밭목~중봉 왕복구간

 

 

 

풍요로운 시간가을

 

10월의 아름다움이 펼쳐집니다

 

생을 살아가는데 우리의 볼거리는 너무도 많습니다

 

그 많은 볼거리 모두를 볼 수 없지만

 

혹 하나라도 보지 못한다면 생의 낭비며 공허한 삶이겠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10월의 가을 첫째 날에 지리산 중봉을 찾아보려 합니다

 

 

 

 

30일 아침까지 비는 내리기 때문에 날씨에 대한 기대를 하고 떠납니다.

 

윗새재 아래 공사로 인하여 1km 배낭을 메고 오르는데 힘이 벌써 빠져 버립니다

 

어떻게 무거운 배낭을 지고 3일간 버틸까 생각하니 겁부터 납니다.

 

치밭을 향해 오르는데 길가의 알밤과 달콤한 산다래가 유혹을 합니다.

 

어차피 여유가 있기에 쉬엄쉬엄 오르며 즐깁니다.

 

 

 

 

벌써 무재치기 폭포까지 가을이 내려와 버렸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폭을 담아 본다.

 

치밭능선으로 이어지는 운해의 물결은 춤을 추며 이곳까지 점령을 하지만

 

내일이면 분명 좋은 모습으로 다가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평일 치밭의 오후는 한적하기만 하다

 

4~5명의 산 객 앞에 민대장님의 연설은 계속 이어지고

 

써래봉의 유래와 잔돌평전이 세석으로 유식한 사람들에 의하여 불러졌다는 등 등

 

나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듣고 있을 뿐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을까

 

3시를 훌쩍 넘어진 시간에 그곳을 벗어나며 써래봉을 걷고 있었다.

 

 

 

고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운해의 안개비는 거칠게 내 뺨을 내리친다.

 

적당한 곳을 찾아 하루를 유해야 한다는 판단에 써래봉 정상을 지나고

 

비를 의지할 공간에 저녁상을 펼쳐 보인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침낭 밖은 감히 내다 볼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암흑천지로 변해버린 사방은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안개비는 유난히도 새벽녘까지 그칠 줄 모르고 내 침낭 카바를 적시고 있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이것이 보람이고 행복이라 하지만

 

너무 과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기야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하였지 않은가

 

 

 

 

안개비를 맞았지만 그래도 침낭까지는 빗물이 침투하지 않아서 좋다.

 

대충 걷어치우고 다시 어둠을 뚫고 중봉을 향해서 새벽을 맞는다.

 

시도할 때마다 백발백중이면 얼마나 좋겠나요

 

가는 날마다 그렇게 좋은 날이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예측할  없는 산악날씨

 

때로는   운에 맡겨보기도 하고

 
전념하면서 기다리는 인내를 배우지만 이번만은 아닌  같습니다.

 

 

 

 

 

[만남]

 

이곳 중봉에만 오면 누군가 만난다는 속설은 거짓이 아니었다.

 

지리99 회원이신 [백산}님과의 조우다.

 

먼저 알아 보시고 얼마나 반기던지

 

만남 진심으로 반가웠고 그 반가움이 써래봉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써래봉에서 보라매님과 조우 그리고 웹 상에서 산행기를 애독하신다는 어느 산객님

 

 

 

 

 

 

 

 

[욕망]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2가지 방법이 있다 하였습니다

 

욕망을 줄이거나,

 
소유물을 늘리거나 하면 된다 하였거늘


두 가지 모두를 이뤘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도 여전히 행복에 목말라 하는 우리가 아니던가

 

행복의 조건은 도대체 무엇일까?

 

 

 

 

 

3일간의 일정으로 이곳 지리산에 들어 왔지만

 

더 이상 욕망은 채우려는 사심을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보는 여유를 찾기로 하고 그만 하루를 땅겨 내려서기로 하였습니다

 

운해 넘실대던 치밭 능선은 왜 이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비록

 

이틀간 가을 능선의 묘미를 알지 못했지만 욕심을 버리라는 행복의 조건을 느끼고 갑니다

 

 

 

 

2014 10월 초하루

.사진 청산-전 치 옥/지리산 중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