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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의바람흔적] 산에서 길을 묻다
  • [청산] 전 치 옥 / 산에서 배우는 삶
智異山 戀歌

지리산 태극 종주기(마지막 날)

by 청산전치옥 2005. 6. 16.

*셋째 날 코스별시간(7월2일)
       04:10 기상 (비바람 불어옴)
       04:40 뱀사골 출발.
       04:50 화개재.
       05:10 삼도봉 .
       05:55 임걸령 샘터.
       07:10 노고단(빗방울 굵어짐)
       07:10~08:00 아침 및 휴식(라면+햇반)
       08:40 성삼재(KBS VJ 특공대 기자와 지리산 종주에 관한 인터뷰.7월9일 방영예정)
       10:50 만복대.
       11:35 정령치(바래봉9.4km/큰고리봉0.8km)
       11:35~12:20 점심(우동 막걸리 도토리묵)
       13:50 새걸산.
       14:50 부운치(1115m) 정령치6.4/바래봉3.2
       15:30 팔랑치(1010m) 바래봉1.5/정령치8.1/운봉6.3
       16:05 바래봉(1165m)
       16:45 덕두산(1150m)
       17:55 구인월 마을
       21:00 여수 도착

                                <가자,바래봉을 향하여>

 태극종주 세 번째 이야기.
              못다푼 숙제를 풀고나서........

04:10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밤에 몇 번이고 설쳐댔던 잠이 새벽에는 더 이상 추워서
잘 수가 없었다. 옷만 챙겨 입고 또다시 마지막종주는 시작된다.


 

 

 

   *04:40 뱀사골 출발.

   뱀사골 출발하여 화개재에 올랐을때 심한 안개비와 거친 바람이 몰아친다.
  옛날 물물교역지인 이곳에 화개장터 소금과 해산물. 운봉.마천.산내의 특산물을 교역
  하는 곳, 화개재이다. 공포의 550계단을 거쳐 삼도봉에 올랐을때 심한 안개비가 낙엽에
  걸쳐 떨어진 빗물이 제법 고여 있을 정도이다. 임걸령 샘터에서 시원한 물한병씩 받아
  들고 이곳을 빠져나간 시간이 05:55이다. 아침 일찍 두분의 수녀산행이 심상치않다.
  치마를 거치고 구두신고 산행하는 모습이 신기하듯 내가 먼저 인사를 건낸다.
  아침의 해맑은 모습이 어렸을적에 우리누님의 모습이 연상된다


    *07:10 노고단.

   노고단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굵어졌다. 이제 남은 음식모두를 소비해도 괜찮다. 어차피   
  점심은 정령치에서 떼워야 하니까.
  그동안 전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안부전화에 바쁘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앞서는게 이런 힘든 여정 속에서 아니면 언제이겠는가?
  오히려 빗방울을 맞으며, 우중산행이 더욱더 운치를 더하는지 모른다. 내리치는 비바람이   
  살갗을 간질이고 우의를 둘러쓴 모자에 후두둑 쏟아지는 빗소리가 귓전에서 결코 싫지     
  만은 않게 들린다.


    *08:40 KBS VJ특공대

   성삼재를 내려올때 낮선 젊은이가 우리에게 닥아온다. 카메라를 들처 메고 있는 모습이   
  대학생으로 착각했었다. 한참, 얘기를 주고 받다가 ‘지리산 종주’에 대하여 취재차 나온   
   KBS.VJ 특공대 란다. 7월9일날 방영 된다고 한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진즉 말해줘야 폼을 잡지.......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다 편집하고 보내는게 아니냐고.


             <무너진 만복대 돌탑>

 

*10:50 만복대에서 정령치 까지

   누구의 소행인지, 자연의 힘 앞에 무너진 것인지, 만복대 돌탑이 일그러진 상태로 있었다.  
  아쉬웠고, 만복대를 4번째 왔었지만 오늘도 만복대 샘터를 찾지 못하고 떠난다.   
  환경 단체의 반대를 무릎 쓰고 포장해 지리산의 파괴의 주범으로 화려하게 역사에 등장한   
  이 고개 정령치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자연을 효과적으로 망칠수 있는가’ 하는 표본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것이다. 정령치 휴게소 이곳에서 모처럼 시켜둔 음식으로 한층 더 시간 적  
  여유는 풍부하다. 젖은 양말을 바꾸고 등산화에 물을 빼고(우중 산행시 고어 등산화는   
  오히려 좋지않음)  길을 나선다. 한결 부드러운 산행길이다. 더군다나 이곳은 불과
  한 달 전에 이곳 구간산행 경험이 있길래...........


                       <운무에 가득찬 지리자락>

 

 

                    <바래봉을 향하여....>

 

*바래봉을 향하여

   세걸산, 부은치(1115m) 팔랑치(1010m)를 거쳐 바래봉까지는 넓은 초원지대의
  연속이다. 봄이면 철쭉의 군락이 이곳 팔랑치 주변에 장관을 이룬다.
  14:30분부터 비는 그치고 간간히 햇빛이 비쳐주지만 이내 지리의 주능선 자락은 운무에   
  가려 태극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16:05 바래봉 정상에 올랐을때 벌써부터 성취감이 닥아옴을 느낀다. 
 

                      <바래봉 정상>

 

 비에 젖어 발이 불어터져서인지 갑자기 새끼발가락이 아파온다. 안도의 정신상태 때문
  일까? 이제 머지 않아 턱두산(1150m) 정상에 올라서고 우리의 태극종주 골인지점인
  인월에 도착되리라. 설레이는 마음을 어찌할수 없다. 누구나 이곳 덕두산에 처음오는
  사람이 느낀 소감이 지리산의 큰산에 압도되다가 이곳을 접하게 되면 무시하게 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바래봉에서 덕두산 가는길은 몇 개의 봉을 넘고 인적 없어 좁고   
  음습하며 가시 덤풀과 잡목들이 우거져 있으며 또한 평상시에도 내리막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한다. 40여분을 내려 왔을때 저 멀리 인월읍이 보이고, 그 주위로 바쁘게 움직
  이는 자동차들의 함성에 원래의 위치로 닥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때 벅찬 기쁨과
  그리움에 눈을 적신다.

 

               <덕두봉 정상>

 

 

    2004.7.2. 17:55 구인월에 도착한 우리는 태극종주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저 멀리

  우리가 족적을 남긴 태극을 향해 눈을 돌려본다. 누구의 낙오없이 무사히 태극종주를

  마쳤다는게 신께 감사드리며, 산행기를 마친다.



                    <바래봉 전망대에서 천왕을 바라보며>

 

  -에필로그-

   산에 오르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물어보면 난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해 보았다.

  그 유명한 산악인 처럼... 산이 거기 있어서 오르는 것일까?

  나에게 있어서는......

  산에 오르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맨 처음 나의 건강을 핑계 삼아 산을 찾게 되었던 자신이 이제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2박3일의 태극종주를 하면서 몇 번이고 절대 산을 찾지 않겠다고 해 봤지만  그것은 자신을 

   버리는  비열한 방법이라고 표한하면 너무할까?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산에서 내려왔지만, 내일 또다시 그곳에 있을것이다.

  못다푼 숙제를 풀기 위해서...........


    <산행후기>

   우리의 태극종주를 위해 차량지원을 해주신 두 분의 사장님과 나의 지리산 산행에 항상   

  도움을 주신 취운이영재님께도 감사드리며 우리 일행을 알고 있는 모든 분에게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지루한 산행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7.5 

                                                 

                                                                                  전 치 옥 씀.

 

 

 

                   <태극전사들 윤정윤님.김강님.유동일님.그리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