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능선 수곡능선에서……
일시:
어디를: 세양골-남부능선-수곡능선
누구와: 토목. 수정. 나대로. 지다람. 챨스. 그리고 박팀 합류
어제 저녁 아버님 忌日로 오늘 하루 휴가를 내었다.
형제들이 모이면 일요일 산행을 취소하기로 하고 큰집에 갔었는데
일요일 산행을 하라는 내용인지 몰라도 누나들 모두가 오시지 않았다.
결국 제사보다는 젯밥에 눈이 어두운 꼴이 되어 버렸다.
새벽에 도착하여 4시간 반 정도 눈을 부치고 일어나려니까 몸이 천근만근이 된 기분이다.
어찌하랴~ 이미 그들과 산행 약속을 해 버렸는데……
모처럼 동부팀 토목과 지다람과의 산행이다.
오늘 더 함께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또 다른 박팀이 구성되다 보니 이렇게 되고 말았다.
세양골 우골 산행이라
언젠가 좌골 산행을 하면서도 가을걷이를 했었지……
아니나다를까 언제나 이곳에 오면 우리들 발걸음을 붙들어 메는 연이 있었다.
때 지난 가을 낙엽송 아래와 계곡 사이로 수 많은 밤들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고도를 높이자 이내 다래넝쿨들이 발걸음을 더디게 하더니만 넝쿨 사이로 열려있는
산다래의 달콤함이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정말 달콤한 산 다래의 맛은 일품이다.
길가 근처에는 도토리와 이름 모를 약초의 열매들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단맛을 느껴보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능선에 일찍 도착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요란한 점심상을 차려놓고 한참을 떠들다 보니 벌써
이제 고도를 낮춰 수곡능선으로 향한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답게 물들은 가을 단풍이 이곳 능선이 오늘이 최고의 절정인 듯싶다.
이제 머지않아 황제의 계절인 이 가을도 낙엽과 함께 떠나겠지
그런 와중에도 얄미운 바람은 어렵게 버텨온 낙엽을 무심코 쓸려 내릴 것이고
천정 없는 하늘은 무심히 맑아 반야의 엉덩이를 여지없이 내 비추고 있다.
수곡능선
말이 능선 산행이지 초반에 거의 능선을 우회하면서 산행을 해야 한다.
이따금 암봉에 올라 조망을 즐기는 향유는 산행에서 얻은 또 하나의 기회다.
앞에 조망되는 단천능선과 쇠통바위 능선 그리고 지네능선이 가까운 마음으로 다가온다.
2009.10.18
청산의 바람흔적은 지리산 수곡능선 에서
전 치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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