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비렁길에서
☆매봉산 정산에서☆
-일시: 2013. 2. 23~24
-어디를: 금오도 비렁길(1구간~ 4구간)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 1코스
두포~굴등전망대~촛대바위~직포: 2코스
직포~갈바람통전망대(1박)~매봉전망대~학동마을: 3코스
학동마을~사다리통전망대~온금동~심포마을: 4코스
-누구랑: 원시인. 옥천. 서북능선. 삼수니. 이중위. 나
☆갈바람통전망대의 저녁노을☆
청산: 일단 콜~~
일요일 저녁 약속이 있는데 빨리 내려와야 할 것인데...
원시인: 올 때는 맘대로 와도 갈 때는 맘대로 못 갑니다.
백호: 어디를 가는데 내려옵니까? 건너와야 제
산행공지에 올라온 내용이 이렇다.
당연히 지리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만 모르고 자기들끼리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니
☆무술목 여명☆
일단 간다고 칼을 뽑았으니 아니 갈 수도 없어 “난, 아직 비렁길 걸을 나이가 아닌데……”
일단 아침 일찍 그들보다 먼저 서둘러 무술목 여명을 마중 나가기로 하고
초지와 함께 무술목 여명을 담기로 하였는데 초지는 다시 펑크를 내 버리고……
무술목 아침은 그렇게 오여사님을 맞이하면서 시작되고 있었다.
☆무술목에서 오여사님 만나다☆
무술목 일출의 감동을 안고 돌산 신기항에서 아침 배를 타고 목적지 금오도로 향했다
솔직히 여수에 살면서 금오도는 처음이었다.
맨날 지리산만 다녔지 여수 해안선을 따라 도는 금오도 비렁길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는 내용은 수 없이 들어서 알고
바다에 나는 "파래"를 "포래"라 하는 서북이의 사투리였듯이
비렁길은 벼랑길의 사투리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비렁길은 바다를 끼고 산허리를 도는 둘레 길로 이어져 있었고
우리가 가는 날은 앗 싸한 만큼이나 날씨가 너무 좋아 바다색이 마치 옥 빛으로 반짝인다.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때로는 깊이에 따라 달라 보이는 바다색의 형광들이
청담색과 푸른색. 비취색으로 비치는 모습이 카리브 해를 연상케 할 만큼이나 감동적이다.
☆해안선에서 바라 본 개도☆
☆촛대바위☆
산길 아름드리에는 화사한 동백꽃이 군락을 이루며
벌써 봄을 알리는 노란 민들레와 개불알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아마 머잖아 이름 모를 야생화들은 제철을 알리듯 서로 봄 빛을 뽐낼 것이다.
잠시 후 미역을 널었다는 미역바위에서 멀리 우주 발사대 나로호를 엿 본다.
☆신선대에서 오찬을☆
신선대에서 이른 점심상을 펼친다
오늘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세월아 네월아 콧노래 하며 여유를 즐긴다.
잠시 후 1코스가 끝나는 두포마을을 지나면서 입고 있던 겨울 옷을 벗는다.
육지의 봄은 그렇게 더디게 오더니만 남쪽 금오도 비렁길 봄은 앞다퉈 오고 있었다.
이윽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직포마을에 들러 “포래” 안주로 막걸리 한 사발씩 들이킨다.
☆비렁길에서 만난 토분(토속장례법)☆
갈바람통 전망대에 여정을 틀기로 하며 집 짓기에 들어 간다.
석양을 바라보며 즐기는 저녁노을은 비록 어설프지만
정월 대 보름을 알리는 둥근 보름달이 동백나무에 걸쳐있고
이름 그대로 갈바람통 저녁바람은 출렁이는 파도와 함께 포말을 일으키며 내 가슴을 후려친다.
풍부한 먹거리 9가지 갖은 오곡을 넣어 만들어낸 찰밥과 나물류가 나의 미각을 자극한다
답사 차 다녀온 매봉산 전망대에서 아침을 맞이하기로 하다.
이곳 비렁길에서 일출 보기란 여간 어려운 코스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렁길 코스가 금오도 서해안을 따라 이뤄진 코스이다 보니 그렇고
저녁노을도 지금 이 시기가 수평선을 벗어난 나로도 산 너머로 기울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매봉 전망대까지 일출 구경을 나선다.
매봉산 정상에 올라 일출 포인트를 짚어보니 웬걸 하필이면 망산에서 해가 올라온다.
이윽고 함께하는 님들이 올라오고 결국 서북이는 그 놈의 늦잠 때문에……
변명도 좋다
“집 지키는 사람이 없어서……”
아침은 쑥과 함께 갖은 양념으로 어우러진 가자미 매운탕 감칠맛은 그만이고
맛의 의미를 모르는 나 역시도 쑥 향과 함께 입안에 퍼지는 개운한 맛은 별미중의 별미다
옥천님이 어제 저녁 남겨둔 찰밥을 서로 먹겠다는 둥
그런데, 나는 오늘 아침도 일엽초님의 갓김치를 못 먹었다는......
깨끗이 정리하고 그 자리를 떠나 아침에 다녀간 매봉전망대를 오른다
오늘 오후 약속 때문에 마지막 5코스까지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접으며
학동마을에서 점심으로 준비한 홍합과 해산물 라면을 끊여 먹으며 만난 점심을 물린다
이윽고 심포마을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조금 지나서다.
비록 지리산이 아니었지만 또 다른 선택에서 얻어지는 비렁길의 묘미
비렁길 굽이굽이 돌 때마다 드넓은 바다가 가슴까지 시원해서 좋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욱더 쌓이는 여정(旅情)과 비렁길 내내 소년처럼 웃을 수 있는 여유
바다 바람 야생화 등과 같이 함께 감탄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행복한 동행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2013. 2. 24
청산 전 치 옥 씀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로 시간여행편(한옥마을.경기전.벽화마을) (0) | 2014.03.02 |
---|---|
시간여행(전주):전동성당편 (0) | 2014.03.02 |
여수 여자만 갯벌노을축제 (0) | 2011.10.31 |
결혼 기념일에 다녀온 거문도 백도여행 (0) | 2011.04.26 |
공단야경(4/9) 제4탄 (0) | 2011.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