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명 속 철쭉을 찾아서 – 구재봉에서》
산행일시 : 2025년 5월 1일(목), 날씨 : 좋지않음
산 행 지 : 지리산.구재봉(768m) - 경남 하동군 악양면 먹점마을
산행코스 : 먹점마을⇒활공장 ⇒구재봉 (왕복, 원점회귀)
지리산 남부 끝자락,
섬진강을 굽어보며 묵묵히 서 있는 구재봉.
그 정상, 봄이면 철쭉이 피어난다.
연분홍 그리움이 산자락에 번지는 계절이면
나는 어김없이 이 산을 오른다.
새벽잠을 등짐처럼 내려놓고
고요한 어둠 속 먹점마을을 지난다.
지리산 둘레길, 젖은 이슬을 밟으며
발길은 점점 가파른 숨결을 따라간다.
활공장 갈림길,
굳게 닫힌 차량 차단기가 발걸음을 멈춘다.
예전엔 이 길 위로 바퀴 자국도 쉬이 오르내렸는데
이제는 바람을 탄 이들만이 허락된 길인가 보다.
새벽 산중, 길은 고요하고 어둠은 깊다.
할 수 없이 걸어 오르기 시작한 활공장까지,
또 다시 구재봉 철쭉군락지까지 오르면서 진땀을 빼 버렸다.
일찍 출발해서 다행이지 싶다
동쪽 하늘에 붉은 여명이 솟아오르고...
붉은 여명이 터지는 하늘 아래,
연분홍 철쭉이 일제히 나를 향해 피어 있다.
고요한 감탄이 가슴 깊이 번진다.
고단했던 한 걸음, 한 걸음이
이 순간을 위해 있었구나.
진땀 속에 피어난 봄.
오늘 아침, 나는 철쭉보다 먼저 피어났다.
2025년 5월 1일
"청산의바람흔적"은 지리산, 구재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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