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재계곡과 언양우골산행
함께한 산친구들과 개령암지에서
-언제: -어디를: 버드재 계곡~정령치~언양우골~달궁 -누구와: 배재길. 난시로. 도치. 입선. 산구화. 솔향기. 쑥부쟁이. 나.
지나온 흔적들(지형도 제보: 배재길)
올 봄은 지나칠 정도로 비가 내린다. 그것도 기가 막힐 정도로 내가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왔었는데 내일 산행 날을 잡아놓고 저녁 내내 비는 그칠 줄 모른다. ”비가 와도 산행은 합니다” 라는 입선님의 언명이 있었지만 그래도 좀 거시기하네……
정령치에서
중간에 광양팀과 접선하고 성삼재를 향해 달리는데 날씨가 마침 초겨울 같다. 짙은 안개와 구름이 몰려있어 시암재의 운해는 볼 수 없었고 바람이 어떻게 불던지 낮은 고도는 이제 파란 싹을 드리우고 있건만 고도를 높이는 능선에는 아직도 겨울이야기를 한다. 평소에는 물이 거의 도랑물 수준인 이곳 버드재 계곡(정확한 이름이 없어 버드재계곡으로 칭 함 정확한 계곡은 버드재 그 옆계곡으로 무명계곡임) 달궁계곡은 수량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집수정 죽은 멧돼지는 내가 봐도 협오스러워 올리지 않았습니다.
산행초입은 버드재마을 입구 청산모텔 가기 전 우측의 사과나무농장 입구 바로 앞 계곡이다 계곡의 수량이 많아 주변 잡목을 헤치며 어렵게 진행을 한다. 쌓아놓은 축대와 집터의 흔적이 이곳에 농사를 지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계곡의 두세 번의 건넘 과정에서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는데 그냥 발을 담그더니 ㅋㅋ 버드재마을로 향해 들어 왔으면 금방 왔을 집수정을 30 여분 이상을 소비해서 왔으니. 오~잉 집수정 위에 멧돼지 한 마리가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그대로 죽어 있었다(협오스러워 사진지움)
한잔하는 사이에 난 이렇게 ㅋㅋ 일부의 사진은 똑딱이로
집수정을 지나 계곡을 향해 계속 오름 짓을 이어가니 지난번에 산동장 가는 길이 떠 오른다. ‘아~ 저 너머 머목재 쉬운 길 택해 산동장이나 가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울 배대장 뒤도 안돌아 보고 계곡 향해 쭉쭉빵빵이네 여름장갑은 끼었는데 손이 시럽 기까지 하다. 그래도 찾아오는 봄을 이곳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누구 찾아주는 없는 이곳 그늘 한 켠에 얌전이 피어 있는 야생화 미치광이풀 산행 후 1시간 여 만에 잠시 휴식을 가져 본다.
고도 1100근처의 집터 흔적들
이윽고 잠시 후 정령치 가는 도로를 만나더니 이내 계곡을 이어간다. 그래 어디에서 끝이 맺어지는가 그 물줄기를 찾아 가듯…… 드디어 고도 1000을 넘으면서 물줄기는 가늘어지더니 이내 자신의 모습을 감춘다. 그렇구나! 누군가 분명 이곳에서 한동안 기거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주변에 널려진 맷돌과 생활집기들 그리고 샘터의 흔적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언젠가 다녔던 희미한 흔적들이 있더군요.
”그래, 그렇다면 이 분이 다녔던 흔적이 있을 거야” 배대장의 지당한 말씀에’그럼,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가자’ 에 동의로…… 한참을 노닐다가 우측 조림 수 사이로 뚜렷한 길이 나 있다. 길을 따라 고도를 높이며 고도 1300으로 오르니 이내 능선에 닿는다. 저 만치 만복대 능선이 보이고 정령치가 보이더니 이내 반야봉은 능선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만복대로 향해 갈 줄 알았는데 배대장이 앞을 가로막는다. 지금 만복대 가는 때가 아니란다. 우리는 무슨 뜻인지 알지요 ㅎㅎ 그냥 오른 능선에서 1m도 발길을 옳기지도 못하고 대장 말만 따를 수 밖에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 적당한 곳으로 내려 언양골좌골을 따라 내려와 정령치로 향한다. 산 속에 있어 몰랐는데 내려와 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네 정령치를 지나 아늑한 보금자리 개령암지 적당한 곳에서 점심상을 편다.
”도치님의 밥 맛을 먹어보지 않고서 논하지 말라” 라고 누가 말했던가 정말 그 밥 맛은 압권입니다. 다음부터 저는 밥을 준비 하지 않겠습니다. 참고 하세요. 돼지갈비. 삼겹살. 두릅나물. 엄나무 순. 머리고기. 과일 누룽지 커피 등…… 한참을 먹다가 쑥부님 말씀 “우리가 큰 잘못을 했습니다” 라고 합니다.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잘 다듬어 놓은 산소에 먼저 음식을 올려 받쳐야 했다네 요. 참~ 효성도 지극 하 셔라~ ‘그냥, 두세요. 주무시는데 깨우지 말고’ 하고 나서도 한편으로 서운해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묘 주변에 할미꽃이 잘 가꾸어져 있더군요.
점심상을 물리고 주변 잔디에 몸을 뉘이고 반야에 뜬 흰구름과 대화를 하다. 하늘은 가고 오는 신선을 맞이할 듯, 환상의 꽃무늬를 그리며 반야 앞에 너울너울 춤을 춘다. 손에 잡힐 듯 솜털 같은 조각구름이 하염없이 흘러간다. 수많은 잣나무 가지에 옥양목처럼 걸려있는 하얀 눈덩이들이 잔인한 4월의 해방 꾼 지리산 북풍의 기습에 비명을 지르며 쏟아진다. 눈덩이를 털어 낸 싱싱한 잣 잎이 상큼한 잣 향을 내게로 풍긴다. 냉혹한 겨울의 횡포에도 굳세게 절개를 지키며 활력을 안고 있는 이곳 잣나무가 정겹다.
개령암지에서 언양우골 가는 들머리
샘터 우측으로 늘산님 표식기와 어느 조상 후손이 성묘 가는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면을 따라 가면 고리봉동능을 지나 고도를 잠시 낮추더니 이내 사면을 따라 간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이따금 페인트로 칠해 놨으며 늘산님이 안내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배대장이 말한 그 묘에 닿았다. 자신이 살았던 그 삶의 터의 위 반야봉이 바라다 보이는 아늑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후손들이 멀다 하지 않고 이곳까지 찾아와 잘 가꿔놓은 모습에 감복을 하다.
언양우골과 함께한 여성 산꾼들
이제 길은 능선을 내려서 달궁까지 잘 정돈 되어 있다. 한참을 언양골 우골을 우측에 두고 사면을 따라 내려서더니 이내 우골과 접속한다. 이곳도 예외일 수는 없듯이 수량이 만만치 않군요. 이윽고 본류와 합해지는 합수점에 다다르면서 오늘의 산행을 서서히 마무리 해야 한다.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심마니능선 하점골은 뜬구름에 흑과 백의 명암에 선명하게 그어져 있다. 구름 따라 멀리 멀리도 가는 우리네 인생이 이곳까지 왔다.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지리산은 영원 하리라 함께하신 산 친구들 수고하셨네요.
개령암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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