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다음 웹상에 실린 글

청산전치옥 2007. 12. 23. 17:53

다음 글은 '다음' 제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지인께서 하도 부탁을 하길래 다음'여행'란에 올린 글인데 불과 하루 사이에

덧글이 상당하게 올라오더군요. 새삼 인터넷의 위력을 느꼈습니다.

 

BLUEMOUNTAIN : 만복대 스캐치

번호 : 8108 I 조회 : 7883 I 지역: 전북 I 여행성격: 기타 I 계절: 겨울 I 날짜 : 2007-12-19 I 스크랩: 15
 
만복대 스케치.
 

 

2007년 12월 어느날 지리산 만복대에서
  

만복대에서 바라 본 서북능선

  

워메, 미치고 돌아버리겠네

야! 우리 저곳으로 가자

시암재를 올라서자마자 만복대의 설화를 보고 우리 모두는 탄성을 지른다.

내 직감으로도 오늘 산행코스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산행코스를 정해놓고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 코스대로 산행 한지도 오래다.

간밤에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곳 시암재에서 오르는 길은 여간 미끄럽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운전 할 수 없어 토목에게 핸들을 맡겼다.

어제 저녁 진하도록 마신 술이 이제야 깨어난 모양이다.

잠시 중간 적당한 곳에 파킹을 하고 누구에게도 물어 볼 여유 없이 만복대을 향했다.

시암재에서 만복대를 바라본다.

 

 

만복대의 을씨년스런 풍경은 설마 우리에게 아름다운 고운 빛깔을 줄까 싶었다.

또렷이 이리저리 길다랗게 늘어진 모습의 등로가 마치 시골길 돌담의 용마람 같은

기분을 느끼고 하고 고도를 높일수록 우리들의 체온은 올라만 간다.

고도 1100고지를 향하여 오르니 이내 상고대의 흔적이 우리의 시야에 들어 온다.

워메, 조은거

한마디씩 내 뱉으며 우리는 천상의 세계로 몰입된다.

만복대 오름길에서 고리봉을 바라보며.

 

  

만복대를 천국으로 만드는 겨울나무에 얼음 꽃이 피었습니다.

커다란 암 봉에도.

살아있거나 죽어있는 고목에도 화려한 얼음 꽃이 피었습니다.

형형색색 어우러지는 찬란한 자태는 천상의 세계에서

영화 속의 그림을 보는 듯 하기도 하고

지금 내가 꿈을 꾸는가 싶을 정도로 황홀 감에 오르가슴을 느낍니다.

이 같은 황홀경의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보고 느끼며

세상에 이렇게도 아름다운 오묘한 신비의 빛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서 보이는 천리(天理)의 찬란한 모습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복대에서 고리봉과 성삼재를 돌아보며

서북능선의 바래봉을 바라보며.저 멀리 덕유산이 아스라히 보이는데......

가을이 감성의 계절이라면 겨울은 이성(理性)의 꽃을 피우는 계절이듯이

나무도, 길가의 너저분한 풀 한 포기도 묵묵히 시련을 견디다

오늘처럼 습한 찬 공기를 맞으면서 하얀 상고대를 피울 때면 거룩한 은총이 된다.

그래서 겨울은 이성으로 나를 이곳으로 내 모는지 모른다.

 

 

 

우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때로는 갖은 수다를 떨면서

산행을 하는지 산호초가 만발한 바다 속을 유영 하는지

시간의 흐름을 망각하며 그 속에 우리가 있었다.

한참을 오른 가 싶었는데 이내 뒤 돌아 보면 그 자리이다.

아쉬운 생을 마감한 젊은 산사람들을 위로하며.......

 

 

항상 이곳에 오면 느끼는 만복대의 풍경은 결코 밝지만은 않았다.

허허로운 만복대의 겨울을 어떻게 이기려고

이 젊은 처자들은 이곳에서 잠들었단 말인가?

정녕,

그 육신은 사라졌지만 이제 아름다운 서리 꽃이 되어 영면하시길……

 

 

드디어 천왕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잠시 만복대의 정상에서 좌우로 펼쳐진 조망을 바라 본다.

저 아래 팔랑마을 논배미에서 사다리 타고 올라오는

안개 구름이 이곳 만복대에 미끄러져

영하의 강추위에 하얀 입김을 내 뿜더니

이내.

사랑으로 엉겨 붙어 바닷속 예쁜 산호꽃으로 변신시켰구나.

상고대라는 얼음 꽃으로...... 

반야가 보이고.

만복대 뒤의 서북능선 자락: 바래봉까지 확실히 보입니다.

천왕봉과 중봉 하봉까지 시야에 잡힙니다.

동쪽의 천왕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우리들의 품에 와 있고

반야의 아름다운 엉덩이의 모습은 지리에 미친 이곳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구나.

보아라!

밤새 씨를 맺고 바람 따라 자라난 바람서리꽃.

아침햇살을 머금고 거기서 쏟아지는 반짝임이 이렇게 환상적일 줄 누가 알았으랴.

불어대는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리면서

상고대와 햇살이 리듬을 타기 시작하더니 이내 환상적인 멋진 춤을 연출하는구나.

 

 

  

시간의 흐름이 아쉽기만 하듯이

만복대의 정상에도 시간의 흐름을 거역 할 수 없음을 느낀다.

서서히 허물어지는 얼음 꽃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인생의 단면을 우리는 보고 있다.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화려한 모습으로 우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만복대의 온 산에 핀 설화의 비경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현란하게 떠오른다

그 현란한 모습을 지울 수 없어 늦게나마 만복대의 스케치를 산행기로 풀어 본다.

 

반야봉과 천왕봉 지리의 주능선을 한꺼번에 잡았습니다.

 http://blog.daum.net/jeon8204

 

2007.12.19

청 산 전 치 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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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표정선택
꼬리말


가영이 겨울산행너무가고싶은데아이가어려서... 덕분에 앉아서 너무좋은 구경했네요 감사   2007-12-20
꿈꾸는 손 얼마전 지리산에 가서 첫만남 가진 바람서리꽃 ...님의 사진보니 더 멋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2007-12-20
노다지 감사합니다. 꼭 함 가고싶은데~ 구경잘했습니다.   2007-12-20
캡틴 멋지네욤^^*   2007-12-20
bang1780 예전에 했던 지리산 설원종주가 생각납니다 1박2일 중 벽소령에서 만월을 본후 다음날새 벽 세석으로 가는길은 얼마나 멀던고 결국 폭설로 산행금지된줄도 모르고 ........   2007-12-20
보 현 너무 아름다우네요. 산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내가 산에 간듯한 착각이... 감사합니다.   2007-12-20
nunbusin 감탄스럽네요.... good입니다... 최고예요!!!!!   2007-12-20
이쁘니 넘넘 멋지내용... 구경 잘했습니다... 난 언제나 가볼까나...   2007-12-20
coal209 구경잘하고 갑니다 다음주에 함가보고싶네요 ...   2007-12-20
정신자 나두 가 보고 싶다...잉   2007-12-20
wlstlf //반드시// 알아야 할 /새로운 /영//어//이/론/이 나왔습니다. 다/음;카/페// “이제ㆍ영어의ㆍ의문이ㆍ풀렸다”로 들어가 보세요 영//어는 //형/식//자체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http://cafe.daum.net/LEEKANG   2007-12-20
무영지 수요일 만복대 만 바라보고왔는데..... 정말 환상이내요 지리산에 잔설도 예쁘던데   2007-12-20
은빛물결 정말 아름답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산행을 좋아해도 겨울산행은 제대로 한 번 해보질 못했습니다. 멋진 사진을 보니 사진처럼 아름다운 겨울산을 오르고 싶어집니다. 좋은 님 들과 함께 보기 위해 사진 모셔갑니다. 고맙습니다.   2007-12-20
로즈마리 가슴이 탁트이네요 가고싶다   2007-12-20
상선약수 화아!!! 정말 멋집니다. 덕분에 눈이 간만에 호사를 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12-20
폴라리스 덕분에 멋진 구경했습니다. 몇장 모셔갑니다. 눈만 호강하고 가서 죄송하네요^^   2007-12-20
서 정 선 겨울산행의 감흥을 사진으로 받아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습니다   2007-12-20
콜리 저도 설 연휴때 가야겠어요   2007-12-20
여인 너무 가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2007-12-20
santafe 아름다운 지리산 눈 풍경 잘 감상 하고 갑니다.   2007-12-20
오순이 넘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2007-12-20
매주 징하게 좋소....   200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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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와!! 신비롭네요. 저 풍경을 누가 만들 수 있을까요? 사진도 정말 잘 찍으시고!!   2007-12-20
규수 작가에 준하는 사진속에서 무한의 감동을 느끼며 동행할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했습다   2007-12-20
또록이 와~~~ 감탄할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아릅답습니다. 사진 일품이십니다.   2007-12-20
쫑알쫑알 한눈에 반했어요. 너무너무 가보고 싶어요. 오늘부터 가슴앓이 하겠어요.   2007-12-20
산들바람 지리산은 20년전에 많이 갔는데. 너무 멋있어요. 옛날 생각이 나네요. 같이 산행하던 산인회 회원들.. 보고싶네요. 어떻게 변했는지   2007-12-20
lee7580 정말 아름다운 절경을 구경 잘했습니다. 꾸벅   2007-12-20
BLUEMOUNTAIN 이렇게 많은 격려를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글을 보냅니다. 지리산을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에 언제나 시간만 나면 지리산을 향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행운을 얻을 수 있었고 여러분께 좋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어 저도 기쁨니다. 언제 지리산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2007-12-20 삭제
mimi 좋은 풍경사진 즐감하고 갑니다 시간이 된다면 가보고 싶네여 ^^*** 고맙습니다...   2007-12-20
ham0443 �!   2007-12-21
르내 좋은작품 담아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2007-12-21
미라클 아~~~~ 가고잡다   2007-12-21
이희승 너무나 환상적인 눈꽃 눈이부십니다.자주올려주세용?   2007-12-21
???? °¨????´?´?.....??¸????? ??¾Æ??¿? ??¸????? ??¶??¸·? ??·?°?´?´?...... ??º¹?? ?? ¾Æ¸§ ??¸?¸?¼­.....^ & ^   2007-12-21
감로수 내 고향 지리산....참 아름답네요...잘 �습니다 감사 감사   2007-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