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같은 6월
-산행코스: 백무동- 한신지곡- 장터목- -산행한 사람: 일락님부부. 용택님. 정란님.
하루가 시작되는 이른 새벽 백무동의 아침풍경은 여명이 솟아오름과 동시에 새들의 합창으로 새로운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텃밭의 노부부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고 거기엔 푸른 채소들이 지리 청정공기의 혜택을 받아 날마다 키 재기를 하듯 쑥쑥 자라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녹색화원이 아름답고 경이로운지 한참을 돌아보는 낯선 풍경을 바라보고 연휴에서 벗어나지 않은 모습은 주차장 이면도로에서부터 느낌을 알 수 있었다.
날씨도 날씨려니와 오랜만에 계곡산행의 묘미를 느끼고 싶었다. 엊그제 5월 계절은 벌써 성하의 계절 여름을 맞고 있는 모습은 이곳에서도 실감하고 있다. 반바지 차림 모습으로 주변 풍경을 즐기고 있는 부지런한 사람들 사이로 우리는 뭐가 그리 바쁜지 떼죽나무의 꽃 향기를 즐길 여유도 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은 체력 좋으신 두 분이 함께하는 산행이라 좀 부담이 된다. 마라톤과 축구 그리고 골프 등 운동이라면 나무랄 데 없는 스포츠 마니아 단다 정란님이야 작년 이맘때 왼골 산행을 함께해서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그 때 왼골에서 선글라스 분실할 때 뽀때님이 찾아주셨다는 그 분입니다 ㅎㅎ 일단 오랜만에 와 본다는 가내소폭포의 소경을 배려할 겸 휴식모드를 취한다. 그리고 한마디 건넨다 “선그라스 잘 챙기시오” ㅎㅎㅎ
지계곡의 현재 수량은 완전히 도랑물 수준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이곳이 좋다. 여름 계곡산행이 좋은 점을 더 이상 나열할 필요가 있을까 힘차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 땀을 흡수하는 마력 그리고 미운 놈에게 욕을 실컷 해대도 들리지 않은 이점도 있고 그러다가 만나는 沼(소)와 潭(담)과 폭포들의 향연에서 부서지는 泡沫(포말)들이 주는 쾌감이야말로 여름산행의 최고가 아닌가 싶네요.
고도를 올리고 오름 짓이 이어지더니 이내 낯선 이가 나타납니다. 갑자기 궁금해 집니다. 범상치 않은 옷차림과 이곳을 홀로 내려온다는 것 가까이 다가서는데 곧바로 “청산님 아니세요” 뉘신지요? “지리99”에서 눈팅만 주고 가는 산 객이랍니다 ㅎㅎㅎ
잠시 반갑게 인사를 나뉜 뒤 몇 번 왔다 리 갔다 리 하다가 이내 계곡만 치고 오릅니다.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진한 라일락 향기에 코 먹을 것 같아 잠시 여유도 부려본다. 산행 후 3시간 조금 못되어 함양사람들에 의해 이름 지어진 천령폭포에 닿는다. 행여 잊어버릴까 바위에 새겨진 천령폭포라고 각인 시켜 놨네요. 함께하는 두 분에게 미안하지만 우리들의 샷터 놀음은 이곳에서도 계속되고 맙니다.
잠시 고도를 올리면서 아기자기한 소폭의 계곡을 건너더니 이내 내림폭포에 닿는다. 45도 가량의 와 폭으로 홈이 파여 있는 그곳에 흐르는 물줄기가 이내 자연의 법칙을 거역할 수 없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리켜준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암반 위에 오르니 지리산의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더니 이곳에서 산행을 접고 싶답니다. “그냥 이곳에서 퍼져버릴까요”
무심코 올라서일까?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장군봉이 앞을 가린다. 우회하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한 무리 일행을 만나다. 그 중 한 사람 또 나를 알아본다. 역시 눈팅족이다 했는데. 산행후 제 블방에 흔적을 남겼네요. 한솔님이라고... 평일 주로 산행하는 나로서는 우연한 만남에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모처럼 휴일 산행을 하는데 그것도 이곳에서 모두가 알아본다. 역시”지리99” 인연은 대단한 건가. 장군봉에서 조망을 즐기며 이른 점심상을 펼친다.
어느덧 고도는 1500을 넘기고 1600에 가까워지더니 이내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우측의 산장 쪽의 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돌아 오르니 하동바위에서 오르는 등로와 마주친다 단번에 시야가 확보된 서북능선의 조망이 뚜렷하다. 정말 어이없다. 휴일 산행을 거의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장터목 산장은 이름만큼 어수선하고 장터 분위기 그대로다.
곧바로 쉼 없이 천왕 봉 본지가 15년이 넘었다는 함께하는 두 분 용택님과 정란님께 천왕봉 왕복시간 1시간 여유를 준다. 그 대신 우리는 분명 인증샷을 남기라는 부탁도 하고 ……
아쉬움이 있으면 어떠랴 오늘은 어디까지 산행이 목적이고 사진은 덤으로 얻어가자고 하였지 않은가. 잿빛하늘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의 어쭙잖은 사진실력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 만개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동안 계절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5월은 가고 신록의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는 6월을 맞이하였는데 이곳 지리산
왔던 길 다시 돌아 장터목에서 잠시 쉼을 가지면서 백무동 길을 향해 내려 섭니다. 함께한 이들 모두 먼저 내려 보내고 아무리 바빠도 망바위에 앉아 여유를 부려봅니다. 사실 지난번에 다친 무릎이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이곳까지 버텨준 무릎이 이상 없다는데 다행이지 싶었다. 특히 내려설 때 조심해야지~~ 무릎 조심 조심 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그리고 지난날을 그려본다 ‘한 때는 나도 산에서 나를 초월한 사람을 용납 못했는데……
-작년6월9일에 다녀온 사진입니다. 날씨관계로 이렇게 달라지네요-
청산 전치 옥 씀
**필터 잘못 사용으로 비네팅 발생했으니 참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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