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솔 섬에서...
하루 종일 갈대 숲을 기울이다
솔 섬 저 편 자맥질하는 철새들의 하루 해가 저문다.
환상적으로 붉게 번지는 노을은
바다건너 화포마을 뒤 동산에서 긴 그림자를 만들고
노을 빛 담금질하는 철새들은
이내 沈潛(침잠)하는 것을 보며 그들이 둥지를 찾듯
나,
걸어 왔던 그 길 먼 길을 되돌아 본다.
세상의 모든 고독이 내게만 존재했던 것처럼
가슴앓이에 젖었던 그 먼 옛날 이야기
휑하니 뚫려버린 마음 속의 공허는 무엇으로 보상 받았는가
또 다시 이 계절은 나에게 신비를 주는 계절임이 분명하리라
탈색된 줄기만이 바람에 춤추는 순천만의 갈대처럼
내 인생의 주연은 사라졌지만
순천만의 붉은 노을처럼 또 다시 인생의 주연에서 살고 싶을 뿐이다.
2013. 12. 22 순천만에서
글. 사진 전 치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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